여행

유홍준 교수가 외국인에게 추천하는 서울 여행: 궁궐부터 골목길까지 숨겨진 매력

후라이펜 2025. 4. 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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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3yfQkju6_W8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우리가 발 딛고 사는 도시 서울에도 숨겨진 이야기와 아름다움이 가득합니다. 특히 미술사학자 유홍준 교수의 눈으로 본 서울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더욱 특별한 감동을 선사하는데요, 그가 '지식인 초대석'에서 밝힌, 한국인도 미처 몰랐던 서울의 매력 포인트를 함께 따라가 볼까요?

1. 외국인들이 열광하는 '골목길'의 매력: 땅이 시키는 대로, 자연을 품은 길

유홍준 교수는 외국인들이 서울에 오면 의외로 화려한 빌딩숲보다 '골목길' 사진을 많이 찍는다고 말합니다. 특히 인사동 골목길은 외국인들을 단번에 '한국의 사생팬'으로 만들 만큼 강력한 매력을 지녔다고 하죠.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사동길은 직선이 아닌, 옛 개천길을 따라 자연스럽게 휘어진 S자 형태를 띱니다. 이는 똑바른 길을 걸을 때와 달리, 걸음마다 시야가 바뀌며 지루할 틈 없이 새로운 풍경을 선사합니다. 유 교수는 이를 건축가 민현식 선생의 말을 빌려 **"땅이 시키는 대로 건물을 배치했다"**고 표현합니다. 인위적으로 자연을 만들거나 길을 내는 것이 아니라, 자연 지형에 순응하며 공간을 만들어가는 한국 건축 특유의 미학이 담겨 있다는 것이죠. 이러한 '휴먼 스케일'과 자연스러운 곡선미는 외국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2. 왜 창덕궁인가? 자연과 조화된 한국 궁궐 건축의 정수

만약 외국인 친구에게 단 하루 서울을 보여줄 시간이 있다면, 유홍준 교수는 **'창덕궁'**을 가장 먼저 추천합니다. 물론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도 훌륭하지만, 창덕궁은 한국 건축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 경복궁: 중국의 '주례 고공기' 원칙에 따라 남북 일직선 축을 중심으로 좌우대칭의 엄격하고 권위적인 구도를 따릅니다. (삼문삼조)
  • 창덕궁: 경복궁 창건 10년 후 태종 때 지어졌으며, 엄격한 규칙 대신 자연 지형에 맞춰 건물들을 자유롭게 배치했습니다. 돈화문을 지나 금천교를 건너 진선문, 인정문으로 이어지는 길이 꺾이며 들어가는 동선부터 다릅니다. 이는 권위보다는 인간적이고 자연 친화적인 접근 방식을 보여줍니다.

특히 **창덕궁 후원(비원)**은 이러한 특징의 정수입니다. 인공적으로 조성된 정원이 아니라, 원래 있던 산자락과 계곡을 따라 정자를 배치하여 자연 속에 건축이 스며든 모습입니다. 이는 자연을 재현하려는 중국이나 일본의 정원과 구별되는, 자연 속에 건물을 배치하여 전체가 정원이 되게 하는 한국만의 독특한 방식이며, 세계적인 건축가들도 감탄하는 지점입니다.

3. 세계적 건축가들도 감탄하는 한국 건축 BEST 4

유홍준 교수는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한국에 와서 공통적으로 감동하는 건축물 네 곳을 꼽았습니다.

  1. 종묘: 단순하고 장엄한 공간 구성, 고요하면서도 경건한 분위기는 건축으로 구현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라는 찬사를 받습니다. 특히 종묘제례악과 일무가 함께 펼쳐지는 모습은 건축, 음악, 무용, 유교 정신이 어우러진 종합 예술 그 자체입니다.
  2. 창덕궁 후원: 자연 지형을 거스르지 않고 그 안에 정자와 연못 등을 절묘하게 배치하여, 자연을 정원으로 환원시킨 최고의 사례입니다.
  3. 병산서원 만대루: 누각에 앉아 바라보는 낙동강과 병산의 풍경은 자연과 건축이 하나 되는 '차경'의 아름다움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4. 부석사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바라보는 소백산맥의 풍경은 건축을 통해 자연을 더욱 깊이 감상하게 하는 감동을 선사합니다.

4. 조선시대와 근대, 그리고 현재가 공존하는 서울

서울은 500년 조선 왕조의 수도였을 뿐 아니라, 그 이전 한성백제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깊은 역사를 간직한 도시입니다.

  • 한성백제 유적: 풍납토성, 몽촌토성, 석촌동 고분군 등 서울 동남부 지역에 남아있는 유적들은 서울의 오랜 역사를 증명합니다. (한성백제박물관 추천)
  • 조선시대 한양도성: 북악산, 인왕산, 남산, 낙산으로 둘러싸인 한양도성은 조선시대 서울의 경계였습니다. 성곽길을 따라 걷는 것은 서울의 지형과 역사를 함께 느끼는 특별한 경험입니다.
  • 근대 서울의 모습: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서울은 변화를 겪습니다. 일본인 거주 지역(회현동, 필동, 명동 등)과 조선인들의 새로운 주거 지역(성북동, 서촌, 북촌, 익선동 등)이 형성되었습니다. 특히 성북동은 당시 문인들이 모여 살던 곳으로, 이태준, 한용운, 김용준 등 많은 예술가들의 자취가 남아있습니다. 서촌 역시 중인들의 거주지였으며 윤동주, 이중섭, 이상 등 근대 예술가들의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5. 한국인의 정서가 담긴 문화유산

유홍준 교수는 한국인의 정서를 가장 잘 보여주는 문화유산으로 **'달항아리'**와 **'산사(山寺)', '누정(樓亭)'**을 꼽습니다.

  • 달항아리: 완벽한 원형이 아닌 둥그스름한 형태, 위아래를 붙여 만든 흔적, 완벽하지 않은 유백색 등에서 '잘생긴 것이 아니라 멋지게 생긴' 한국적인 미감과 인간적인 체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김환기 화백이 달항아리를 즐겨 그린 이유도 그 넉넉함과 비정형성 때문이었죠.
  • 산사: 단순히 종교 시설을 넘어, 자연 속에서 수행(수도처)과 기도(기도처)가 함께 이루어지는 공간입니다.
  • 누정: 개인이 아닌 관에서 지어 백성들과 함께 즐기던 공공 건축물로, 자연 풍광과 건축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한국적 풍경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결론: 삶의 현장에서 배우는 지혜

30년 넘게 전국을 답사하며 유홍준 교수가 얻은 가장 큰 인생의 지혜는 "인생도처 유상수(人生到處有上手)", 즉 인생 어디를 가나 나보다 나은 스승이 있다는 겸손함이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이름 없는 장인,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사람들로부터 배우는 지혜는 책상 앞에서 얻는 지식과는 또 다른 깊이가 있습니다.

유홍준 교수가 안내하는 서울 여행은 단순히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을 넘어, 그 안에 담긴 역사와 자연, 그리고 한국인의 삶과 미학을 발견하는 여정입니다. 여러분도 유홍준 교수의 시선을 따라 서울의 숨겨진 매력을 재발견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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